약속을 대하는 자세에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가 사는 이 사회에는 매우 많은 약속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가정에서도 '오후 9시까지는 집에 들어와야 한다'라는 등의 최소 한 두 가지 꾸준히 지키는 약속이나 규칙(룰)은 있기 마련입니다.
가정에서 약속을 만들어 꾸준히 잘 지키기 위해서는 약속 간의 일관성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처음 약속을 만들 때도 단순히 그 상황이나 현상에 한정하여 정하기 보다는 왜 그 약속을 만들어야 하는지, 그 목적을 잘 생각해서 약속을 만들어야 잘 지킬 수 있습니다.
그럼 일관성 있는 약속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마도 가정 내에 구성원들의 마음가짐이나 행동 지침 등이 있다면 일관성 있는 약속을 만들고 지킬 가능성이 더 클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이유 때문에 가정에는 가훈이 필요합니다.
가훈(家訓)은 가족 구성원들이 익히고 따를 내용을 정한 것으로 간단 명료하게 정할 수도 있지만 그 내용이나 형식, 양 등은 가족 형편이나 상황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정할 수 있습니다.
’황금을 보기를 돌같이 하라’라는 최영 장군 집안의 가훈처럼 분명 가훈이 그 가족 구성원에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큽니다. 하지만 가훈이 있다는 것만으로 가족 구성원 모두 가훈처럼 행동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가훈을 익히고 따르는 것이 가훈을 만드는 것보다 더욱 어렵고 힘들기 때문입니다.
가훈의 의미는 가훈의 한자를 살펴보면 알 수 있듯이 ‘집 가家’와 ‘가르칠 훈訓’으로 ‘집안의 가르침’입니다. 집안 대대로 내려온 가훈이 있다 하더라도 여러 환경 요소 등을 고려해 볼 때 현재의 가정 상황과 맞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가훈을 다시 정하는 것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집안 대대로 내려온 가훈을 그대로 사용하든 새로 만들든 가훈을 정할 때는 가족 구성원 모두 공감하는 가훈을 정하는 것이 나중에 가훈을 따르는데 도움이 됩니다.
일단 가훈이 정해졌으면, 가훈을 크게 써서 집에서 잘 보이는 곳에 걸어 두십시오. 독일의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Hermann Ebbinghaus)의 ‘망각 곡선 이론(forgetting curve)’에 따르면 사람은 누구나 반복학습을 하지 않으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학습한 내용을 잊어버린다고 합니다.
따라서 가족 구성원들의 중요한 가르침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반복 학습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집안에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가훈을 걸어 두고 가족이 다 모이는 시간에 반복적으로 가훈의 내용을 숙지하고 익히는 활동을 해야 합니다. 정기적으로 시간을 정해서 함께 읽고 그 내용을 익히고, 행동 시 어려운 점 등을 논의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가훈처럼 행동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 순간 가족 간의 규칙이나 약속을 정할 때도 가훈에 맞게 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좀 더 익숙해지면 많은 약속이나 규칙이 필요 없게 됩니다.
따라서 가훈을 만들 때에는 세세한 행동 지침 보다는 큰 그림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지침이나 이미지가 구성원들의 자율성과 책임의식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급격하게 변화하는 이 시대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로 명절이나 기념일 등에 지방 자치 단체에서 주관하는 다양한 행사에서 그 지역의 서예가들이 무료로 가훈을 써줄 때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행사들을 잘 이용한다면 우리 가족만의 멋진 가훈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비록 명필은 아니지만 가족 구성원들이 직접 가훈을 써보는 것이 오히려 가훈을 익히고 따르는데 있어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가훈을 크게 써서 가족들이 잘 볼 수 있도록 하는 행동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임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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