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의 사전적인 의미는 세금 추적을 할 수 없도록 특별히 관리하여 둔 돈을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그래서 비자금은 주로 부정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삼성 비자금 특검’처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적이 많았습니다.
이렇듯 비자금은 남들 모르게 나만이 알고 있는 비밀스러운 돈입니다. 그래서 기업뿐만 아니라 비자금이 있으면 엉뚱한 곳에 사용하는 사람들 때문에 비자금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남편에게 비자금이 있으면 큰일 난다는 인식 때문에 더더욱 비자금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부부간에도 서로간의 개인적인 비자금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내건 남편이건 모두 비자금은 필요합니다. 맞 벌이건 외 벌이건 상관없이 말입니다. 그래야 서로에게 거짓말을 덜 하게 됩니다. 아무리 서로에 대해서 잘 알고 비밀이 없다고 하더라도 모든 경우 모든 행동에 생각까지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살다 보면 뜻하지 않게 돈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또 평소와 다르게 돈을 쓰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비자금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저는 결혼과 동시에 아내와 제가 결혼 전에 모았던 돈에서 결혼에 사용한 돈을 제외한 남은 돈을 각자 돈이라고 처음부터 아예 인정했고 그 돈으로 무엇을 하든 서로 전혀 간섭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즉 저희 부부는 처음부터 서로의 비자금을 인정한 것입니다.
그리고 맞벌이인 저희 부부는 동일한 금액을 각자 용돈으로 정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월급을 받으면 제 용돈을 제외하고 각종 카드 값이나 보험료 등을 납부한 나머지 돈을 아내에게 보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자기 용돈을 저처럼 칼같이 분리해서 사용하지 않았고 그때그때 필요할 때마다 사용해서 현금 용돈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내는 제가 굉장히 많은 비자금을 모았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비자금으로 용돈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했습니다. 그리고 아내 생일 선물도 사줘야 했고, 또 아이들에게 가끔 용돈을 줄 때도 사용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아주 가끔 저를 위해 제가 사고 싶은 것들을 살 때도 사용했습니다. 특히 작년에 제 비자금으로 고가의 노트북을 하나 장만해서 현재 그렇게 많이 남아 있지도 않습니다.
이렇듯 비자금은 모자란 부분을 채우고 생활의 즐거움을 줄 수 있으며 급할 때 다른 사람들에게 아쉬운 소리 안 하고도 숨을 쉴 수 있도록 만들어 줄 수 있기 때문에 비자금은 모든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참고로, 요즘 은행에서 오프라인 거래만 되는 일명 ‘스텔스 통장’이라는 상품이 있습니다. 즉 공인 인증서를 공유하는 경우에도 아내나 남편 몰래 비자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 스텔스 통장은 처음에는 보이스 피싱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만든 상품인데 비자금으로 많이 활용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부부 몰래 스텔스 통장과 같은 비밀 통장을 만드는 것보다는 부부간에도 비자금을 서로 인정해서 당당하게 좋은 선물을 요구하는 것이 부부간의 신뢰도 쌓이고 삶의 재미도 더 느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자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교할 때 자세 (0) | 2020.08.09 |
---|---|
여행에 대한 자세 (0) | 2020.08.06 |
가훈에 대한 자세 (0) | 2020.08.04 |
지하철 이용할 때 자세 (0) | 2020.08.02 |
프로스포츠를 대하는 자세 (0) | 2020.07.3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