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일일불독서 구중생형극)은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는다.'는 의미로 안중근 의사가 여순감옥에서 1910년 3월 26일 사망하기 전까지 옥중에서 쓴 글귀 중 하나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글귀를 안중근 의사가 직접 지은 것으로 알고 있으나 사실 이 글귀는 도연명(陶淵明)의 시 사계(四季)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여러분들도 책 읽는 것을 좋아하시나요? 좋아한다면 얼마나 자주 읽으시나요?
2019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만 19세 이상 성인 중 지난 1년간(2018.10~2019.9) 책을 한 권 이상 읽은 사람이 52.1%로 17년 대비 7.8% 줄어들었으며, 최근 6년 사이에 20% 가까이 급격하게 줄어 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은 90.7%로 17년대비 1% 줄어들었고 최근 6년 사이에 5% 정도 줄어들었습니다. 참고로 전자책과 오디오북을 합쳐도 성인은 55.7%, 학생은 92.1%입니다.
※ 교과서, 학습참고서, 수험서를 제외한 일반도서 기준임.
최근에 이처럼 독서율이 떨어진 이유는 스마트폰의 대중화에 따른 다른 콘텐츠 이용에 있습니다. 즉 예전에는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나 커피숍 등 지인을 기다릴 때 책을 많이 봤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을 통해 드라마나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는 등 다른 콘텐츠를 이용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책 읽는 비중이 줄어들었습니다.
연령대별로 보면 젊은 층일수록 종이책뿐만 아니라 전자책, 오디오북 등 전 매체를 통해 독서를 많이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중학생의 경우 전자책과 오디오북에서 고등학생보다 적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간 독서량은 종이책, 전자책, 오디오북을 다 합쳐 성인 전체 평균은 1인당 7.5권 (독서자 기준 13.5권)이며, 학생들은 1인당 평균 41권 (독서자 기준 45.2권)입니다. 그리고 도서 입수 경로는 성인의 경우 '직접 구입'(49.6%), '집에 있는 책 읽음'(21.5%), '도서관 대출'(12.4%) 순으로 나타났고, 학생의 경우 '직접 구입'(27.6%), '학교도서관 대출'(23.9%), '집에 있는 책 읽음'(15.4%)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집에 있는 책을 읽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집에는 책이 얼마나 있습니까? 한겨레 기사에 의하면 집에 얼마나 많은 책이 있느냐에 따라 청소년기 아이들의 인지능력 발전에 영향을 미치며, 그 효과는 언어능력, 수리능력 및 기술문제 해결 능력에 걸친다고 합니다. 65권 정도까지는 가파르게 인지능력이 상승하며, 대략 350권이 넘어서면 그 이후로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집에 책이 많이 있는 것이 아이들의 소득 향상에도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안철수 전 교수는 독서광입니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전부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다수 성공한 많은 사람들은 책을 많이 읽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소득이 많을수록, 학력이 높을수록 책을 많이 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종이책뿐만 아니라 전자책, 오디오북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들은 평균 1년에 41권의 책을 읽습니다. 물론 교과서, 학습참고서, 수험서를 제외한 일반도서를 읽는 숫자입니다. 학교 급별로 보면 초등학생은 86.9권, 중학생은 25.5권, 고등학생은 12.5권으로 학년이 높아질수록 일반 책 읽는 수가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입시 준비로 책 읽는 시간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리고 그나마 읽는 책들도 대부분은 입시나 논술을 위해 학교나 학원에서 지정하거나 추천한 책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신들이 어떤 분야의 책을 좋아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는 단순히 좋아하는 책을 모르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좀 과장해서 얘기하면 한 사람의 인생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장래희망을 찾는 방법 중에 하나가 바로 책을 통해서 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소위 일류 대학교에 가서 방황하는 것을 많이 봤습니다. 또한 전공과 상관없는 것을 직업으로 선택하는 사람도 많이 봤습니다. 이들은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된 것일까요? 저는 바로 중·고등학교 시절에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난독(亂讀)을 못한 것이 하나의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난독(亂讀)이란 아무 책이나 마구 읽는 것을 말합니다. 특정한 장르나 분야를 정하지 않고 그날의 기분에 따라 책 제목이나 표지에 끌려 읽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난독이라고 해서 꼭 끝까지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읽다가 재미없으면 다시 새로 눈에 띄는 책을 선택해 읽으면 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냥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라 생각해서 이런 시간을 아까워합니다. 그래서 그냥 필독서만 읽고 좋은 대학에만 들어가려고 합니다. 하지만 어렵게 대학에 들어가서 방황하는 사람과 대학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다른 길을 찾아가는 사람들을 봤을 때 과연 무엇인 효율적인지 잘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미디어를 통해서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미디어는 해상도의 한계로 난독을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베스트셀러만 찾아보지 마시고 가까운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서 난독을 통해 원하는 책을 찾아보십시오. 정말 재미있는 책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아마 깜짝 놀라실 것입니다. 그리고 자녀가 있는 경우 자녀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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