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벌 목적으로 사람들이 모인 곳이 바로 회사입니다. 재미있게도 회사라는 의미의 영어 단어 company는 빵을 같이 나눠 먹는다는 어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말 중 음식을 같이 먹는다는 식구(食口)와 비슷한 의미로 말입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회사원들은 평일 깨어 있는 시간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직장 동료와 함께 보냅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거의 매일 밥을 같이 먹습니다.
많은 경영진들과 관리자들은 가족 같은 회사를 얘기하며 같이 잘 지내야 한다는 말로 회사의 어원을 자주 언급하기도 합니다. 주인의식을 갖고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해 달라는 의미에서 말입니다. 그러면서 직원들의 희생을 강요합니다. 희생을 해야 회사가 잘 될 수 있다는 논리로 말입니다.
하지만 자신을 희생하며 직원들을 가족같이 잘 챙겨주는 관리자와 경영진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특히 회사가 어려울 때 말입니다.
가족 같은 회사,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은 IMF 사태와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 많은 경영진들은 회사가 어려울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비용 절감. 그 중에서도 인건비 절감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보던 ‘You’re fired(회사 그만 나오세요)’라는 말도 심심찮게 듣게 됩니다. 그리고 외국계 회사에서만 보던 ERP(Early Retirement program, 희망퇴직)도 이제는 비용을 절감한다는 이유로,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많은 회사들이 단행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힘들 때 같이 고통을 분담하며 함께 위기를 넘기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나만 아니면 돼 그리고 나부터 살고 보자는 식으로 권고사직이나 희망퇴직을 합니다. 단지 미안하다는 말과 이해해 달라는 말을 하며 위로금으로 단지 몇 달치 월급을 줄 뿐입니다. 이마저도 안/못 주는 회사도 많이 있습니다.
언제 잘릴지 모르는 회사, 언제 그만둘지 모르는 회사에서 동료란 그냥 잠시 같은 공간에서 같은 방법으로 돈을 벌기 위해 모인 사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그리고 회사라는 곳은 내가 잘리지 않기 위해서 동료나 선배를 밟고 올라서거나 경쟁자를 처내야 하는 무서운 정글과 같은 곳이 되었습니다. 아니면, 더 좋은 회사로의 이직을 위해 잠시 스펙을 쌓는 곳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많은 회사 동료들과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개인 프라이버시’라는 가면을 쓰고 개인적인 사생활을 공유하며 정을 쌓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동료애’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옛말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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