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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자세

친일파 청산 실패에 따른 학습효과

by 까삼스 이삐 2020.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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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는 대한제국 시절 한일병합에 적극 찬성하거나 매국조약 체결에 참여한 자와 일제강점기 일본의 식민정책에 적극 협력한 자들입니다. 

 

초대 내각 사진, 출처: 사료로 배우는 민주화운동 (https://contents.kdemo.or.kr/sub01/sub01_02.html)

 

해방 후 친일파들을 처벌하자는 열기는 뜨거웠습니다. 그러나 남한에 주둔한 맥아더의 미군정은 치안유지가 가장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해방된 조선 사람들의 민족감정 같은 것은 고려하지 않고 포고령을 내려 정부, 공공단체와 모든 공공사업기관에 종사했던 사람들을 일제에서처럼 미군정을 위해서 충실히 일할 것을 기대하며 그대로 수용합니다.

 

오랜 해외 생활로 국내 정치 기반이 약한 이승만은 친일파와 손을 잡습니다. 그리고 '친일파 문제를 먼저 제기하는 것은 민심만 혼란하게 하는 것이고 정부를 수립한 후 조치하는 것이 순서'라며 일단 독립 정부 수립을 위해 무조건 뭉쳐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1948. 9. 29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가 조직되었으나 1년여 동안만 활동하고 해체됩니다. (사료로 배우는 민주화운동 참조

 

결과적으로 우리는 제도와 체제 유지를 위해 친일파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습니다. 청산을 제대로 못한 정도가 아니라 친일파들에게 면죄부를 준 꼴이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친일파들은 권력과 그동안 축적된 재산을 바탕으로 더 많은 권력과 부를 축적하게 되었고 그들의 자손들도 좋은 환경에서 교육을 받고 또 권력을 대 물림 받게 되었습니다.

 

반면 많은 독립운동가들은 제대로 대접도 못 받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극심한 생활고에 어렵게 생활하다 쓸쓸히 최후를 맞이하고 그들의 자손들 역시 가난한 생활을 면치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많은 독립운동가와 그들의 후손들은 고국에도 못 돌아오고 먼 타지에서 힘들게 생활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습니다.

 

영화 밀정의 김시현, ‘박열의 박열 등 알려지지 않았던 독립운동가들을 발굴한 정상규 작가는 방송에 출연해 "‘독립운동하면 3대가 망하고 친일을 하면 3대가 흥한다는 말이 있지 않나. 정말 싫은데 통계적으로 그게 맞다. 독립운동하신 분들의 후손 70~80%가 생활보호대상자"라고 언급하며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습니다. (조선일보 참조)

 

권기옥 지사, 출처: 연합뉴스 (https://www.yna.co.kr/view/AKR20170811148200060)

 

그리고 한국인 최초 여자 비행사이자 독립운동가 권기옥의 후손인 광복회 권현 이사는 2019 3.1절에 앞서 경기매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유명한 분들은 대접을 받기도 하지만, 나머지 분들의 후손은 대다수가 어렵게 산다. 그럼에도 선대의 명예를 지켜드리고자 어디 가서 배고프다, 힘들다 말을 안 한다. 이렇게3·1절에나 언론사들의 전화나 방문이 있다. 어차피 내일 하루가 지나면 다 잊힐 것이다. 그런 것이 후손들에게 더 상처가 된다. 한 번 이야기하고 지나가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했습니다. (경기매일 참조)

 

그리고 3·1운동의 의인 중 한 명인 홍종욱의 손자 홍민표 씨도 경기매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중학교 1학년 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어린 나이엔 할아버지가 왜 폐인으로 사나, 경제활동을 안 하시나 싶었다. 독립운동을 한 지도 몰랐다" "나라에서는 친일파가 득세했고 독립운동하는 사람을 견제하는 마당에 어렵게 살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습니다(경기매일 참조)

 

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상황이란 말입니까? 이래가지고 누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단 말입니까? 우리는 결코 남겨서는 안 되는 선례를 남겼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역사는 불행하게도 지금까지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출처: https://pixabay.com

 

하지만 우리 민족은 강합니다. 세상에 유례없는 가난과 민주화를 가장 빨리 달성한 민족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저항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우리들은 포기하지 않고 조금씩 이뤄 여기까지 왔습니다. 물론 그동안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용기가 있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분명 우리는 가난을 극복하고 민주화에 성공을 했지만 각자 개인적으로 보면 많은 사람들이 기회주의자가 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절대로 넘어서면 안 되는 선을 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의식주에 하나인 집을 거주의 목적이 아닌 투자의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것입니다.

 

친일파는 자신의 이익과 성공을 위해 어떤 범죄행위도 꺼리지 않는 기회주의자였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제대로 된 친일파 청산을 못했습니다. 그러한 것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학습 효과에 의해 우리 모두를 기회주의자로 만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무슨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일단 이 기회만 잘 잡으면 된다는…’

 

그래서 우리는 양보나 배려보다 내가 직접 하려는 성향이 강한 것 같습니다.

그래야 남들보다 더 좋은 위치에 올라설 수 있으니까요.

그래야 성공을 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야 잘 살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아무리 내가 능력이 많고 유능하다고 하더라도 나에게 희생을 하고 양보를 하고 배려를 해 주는 사람이 없다면 우리는 결코 남들보다 좋은 위치에도, 성공도, 잘 살지도 못할 것입니다.

 

팀당 11명이 하는 단체 경기인 축구에서 모든 선수들이 직접 골을 넣게 다고 하면 그 팀은 분명 백전백패할 것입니다. 아무리 최고의 공격수인 호날두나 메시, 손흥민이 있어도 말입니다. 우리가 사는 이 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의 희생과 양보, 배려가 없다면 그 사회는 결국 망하게 될 것입니다.

 

현시점에서 친일파를 완전히 다시 청산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니 친일파 청산에 너무 열을 올리기보다는 차라리 독립 운동가들을 찾는 일에 더욱 열을 올렸으면 합니다. 조금이라도 나라를 위해서 희생한 사람들에게 그만한 대우를 해 주어야 합니다. 늦었더라도 끝까지 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친일파를 찾는 일을 그만두라는 소리는 아닙니다. 오히려 친일파 후손들과 절충안을 찾는 것이 미래를 위해 더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이승만은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 약한 것 때문에 무조건 뭉쳐야 한다고 했지만 지금은 우리의 미래를 위해 무조건 뭉쳐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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