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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자세

옆집에 누가 살고 있습니까?

by 까삼스 이삐 2020.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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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은 이웃들과 잘 지내고 계십니까? 아마도 대도시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시골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비해서 이웃 간의 유대 관계가 약할 것입니다. 분명 같은 공간에 인구 밀도는 대도시가 훨씬 높은데도 말입니다.

 

출처: https://pixabay.com

 

도시는 다양한 직업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매우 다양한 출신의 사람들이 모여서 살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대에 걸맞게 외국인이 옆집에 사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하는 일도 그렇고 일하는 장소도 다 제각각입니다. 그리고 일하는 시간은 365 24시간 업종이나 업무 특성에 따라 매우 다양합니다. 그러다 보니 출퇴근 시간에 마주치는 사람 또한 제한적입니다. 

 

그에 반해 시골은 대부분 아버지가 살던 집에서 살고 있으며, 옆집 뒷집 앞집과는 어렸을 적부터 잘 알고 지내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대부분은 같은 학교에 다녔고 또 상당수는 직업도 같은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웃 주민이 곧 학교 동문이자 직장 동료가 되는 것입니다. 그만큼 끈끈한 관계로 얽혀있어 이웃과 잘 지낼 수밖에 없습니다. 정말로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잘 어울릴 그런 관계일 것입니다.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에 도시는 직업과 하는 일이 다르고 출신이 달라도 접촉할 일이 많았습니다. 담을 사이에 두고 살다 보니 담장 너머로 옆집의 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빨래 줄에 널린 이불이나 옷 등을 보고 연령 대나 가구 수를 유추할 수 있었고 가끔 마당에서 활동하면서 눈이 서로 마주치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담벼락이 높고 마당이 없더라도 눈이 오면 집 앞에 눈을 쓸면서 자연스럽게 접촉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도시의 아파트에서는 담장이 없어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 잘 모릅니다. 그리고 하도 이상한 사람들이 많다 보니 누가 살고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초인종을 눌러 인사를 하는 것도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도시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옆집에 누가 사는지 내 이웃이 누구인지 모른 채 그냥 살아가는 것입니다.

 

출처: https://pixabay.com

 

그나마 이웃과 안면을 트고 지내는 경우는 아이들이 있는 경우입니다. 아이들이 있으면 아이들의 또래 부모들과 이래저래 부딪칠 일이 많이 있습니다. 영유아 때는 유모차를 끌고 산책을 하며 얼굴을 익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에서 자연스럽게 누구 엄마, 누구 아빠로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아이들의 부모 모임 등을 통해 직접 친목을 다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출산율은 몇 년째 계속 줄어들고 있어 아이들을 통한 이웃과 친목 도모 역시 그들만의 모임이 되고 있으며 그마저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는 이웃과 소통할 거리가 없으며 이웃 간의 연대가 약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로 인해 급하게 아이를 잠깐 돌봐주는 일이나 여행을 갈 때 반려동물에 밥을 주는 일 등 예전에는 옆집에 스스럼없이 부탁하던 일도 이제는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시대상황들을 반영한 각종 돌봄 서비스들이 늘어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이웃 간의 연대를 더욱 약화시키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웃 간의 연대가 약해지고 이웃 간의 소통을 하지 않으면 이웃은 더 이상 이웃이 아닌 그냥 내 주위에 사는 나와 아무 상관없는 사람이 됩니다. 나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 상관없지만 나에게 피해를 주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그냥 내 주위에 사는 사람이 아니라 나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이 됩니다.

 

같은 아이의 울음소리도 내가 알고 있는 아이의 울음소리와 내가 모르는 나와 아무 상관없는 아이의 울음소리와는 내가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정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만약 내가 잘 아는 심지어 내가 귀여워하는 개똥이라는 아이가 운다면 개똥이가 오늘은 유난히 더 우네,어디 아픈가?’라고 조금은 걱정되면서 측은한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누군지도 모르는 아이가 운다면 나에게는 그냥 시끄러운 소음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심심찮게 9시뉴스의 메인을 장식하는 기사로 이웃 간의 갈등을 통한 사건사고들이 차지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기사들로 우리들은 현관문을 더욱 굳건히 닫게 되고 아이들에게도 집에서는 절대로 뛰지 말라고 하며, 놀이터에서 안면이 있더라도 절대로 따라가지 말라고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들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아무리 이웃 간의 연대가 약해지고 애써 노력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는 사회적 동물로 혼자서는 잘 살 수 없습니다. 특히 이웃 간에 불편한 관계라면 더욱더 잘 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를 위해서 이웃과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살갑게 먼저 다가갈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엘리베이터에서 복도에서 계단에서 마주쳤을 때 가볍게 인사를 하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최소한 옆집에 누가 사는지는 알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이웃은 이웃이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도 충분히 알고 지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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