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아이와의 관계가 좋아질까요? 현재는 아이와 좋은 관계인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그 좋은 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요? 정답은 이미 여러분들이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잘 모르신다고요? 그럼 여러분들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했던 사람들과 어떻게 지내는 지를 잘 생각해 보면 그 답은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우선 아이와 관계를 좋게 형성하고 유지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아이가 원하는 것을 조건 없이 그것도 흔쾌히 그러면서 기쁘게 모두 다 들어주면 됩니다. 하지만 체력적인 문제든, 경제적인 문제든, 제도적인 문제든, 시간적인 문제든, 어떤 문제든 간에 아이가 원하는 모든 것을 모두 다 들어 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즉 어떤 원인 때문이든 간에 아이가 원하는 것을 못 들어 주는들어주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고 못 들어주는 경우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아이와의 관계는 안 좋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다음으로는 아이가 싫어하는 것을 억지로 시키지 않는다면 아이와의 관계는 좋게 형성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 혼자서는 잘 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약속을 대하는 자세’에서 언급한 것처럼 한 사회에 속한 구성원들이 모두 다 같이 잘 살기 위해 지켜야 할 여러 가지 법, 관습, 예절 등이 존재합니다. 즉 우리는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정상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하기 싫은 것도 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커 갈수록 아이가 싫어하는 것을 강요할 가능성은 점점 커질 것입니다.
아이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는 부모와 아이와의 관계는 절대적으로 좋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부모의 모든 신경은 아이에게 맞추어져 있고 아이의 요구 조건을 무조건 수용해서 즉각적으로 조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이가 자라면서 여러 가지 상황들로 인해 아이가 원하는 것을 못 들어 주는 상황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아이가 하기 싫어하는 것도 시켜야 할 상황이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부모와 아이와의 관계는 점점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부모는 아이를 하나의 독립 객체로 인정하고 아이가 원하는 것은 부모가 어차피 다 해줄 수 없다는 것을 부모 스스로가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런 다음 아이가 할 수 있는 일들은 아이가 할 수 있도록 최대한 기회를 주고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지 그 방향성에 따라 일관되게 행동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사회적 동물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꼭 지켜야 할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 주고 그러한 것들을 잘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면 아이와의 관계는 좋게 유지될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아이와 대화를 통해서 합의를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취지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어제와 다른 부모의 행동은 아이들을 당황스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부모의 행동 변화를 가하기 전에 아이와 대화를 통해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만약 아이가 못 받아들인다고 하면 취지를 충분히 설명하고 천천히 할 수 있도록 시간을 더 줬야 합니다. 지금까지 안 하던 일을 또는 지금까지 했던 일을 몇 마디 말로 지금부터 하라고 하거나 못하게 하면 성인인 저로서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의 공통점은 서로 간의 예측 가능한 일관된 행동과 가식 없는 진정성을 바탕으로 신뢰가 형성되었기에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지낼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아이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것 역시 예측 가능한 일관된 행동과 가식 없는 진정성입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아이가 원하는 것을 다 해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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