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아이들은 자라면서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시도 때도 없이 물어봅니다. 어른들이 생각할 때는 아이들은 궁금한 사항이 발생하면 아무에게나 질문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누군가에게 무엇을 물어볼 때는 아이들이 납득할 만한 대답을 들을 수 있을 때에만 물어봅니다. 다시 말해 아이들은 본인들의 질문 수준이 높은 것인지 낮은 것인지 이미 알고 있으며, 질문의 분야에 따라서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판단해서 질문을 합니다.
따라서 아이에게 질문을 받은 사람은 아이에게 선택된 사람으로서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아이의 질문에 성실히 답변을 해 줄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끔 이러한 의무를 망각한 체 아이에게 무턱대고 “너는 몰라도 돼!”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가장 좋지 않은 답변입니다. 특히 그 사람이 부모라면 반드시 고쳐야 합니다.
왜냐하면 부모가 정확히 그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너는 몰라도 돼!”라고 한다면 아이 입장에서는 ‘다른 사람들은 알아도 되는데 나는 몰라야 한다’라고 받아 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는 아이의 자존감에 커다란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아이가 질문을 할 때마다 부모가 “너는 몰라도 돼”라고 답변을 한다면 아이는 부모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또는 부모는 지적으로 잘 모르는 사람으로 인지해 더 이상 부모에게 질문을 하지 않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주변으로부터 궁금증을 해소하지 못하게 된다면 아이의 지적 호기심은 점차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질문을 받은 부모는 이러한 것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아이에게 성실히 대답을 해 주어야 합니다. 아이의 질문에 대답을 할 때는 우선 아이의 질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질문을 통해서 아이가 정확히 무엇을 궁금해 하는지를 파악한 후 아이가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대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부모의 지식 수준에 따라서, 또는 부모가 아이의 언어를 잘 파악하지 못해서, 아이의 질문에 대답한 경험이 적어서 부모가 제대로 대답을 못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만약 어떠한 이유에서건 간에 부모가 제대로 대답하기가 어렵거나 곤란할 때도 “너는 몰라도 돼!”라고 하지 말고 아는 만큼만이라도 대답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설사 질문의 답을 모르더라도 솔직히 대답을 못하는 이유를 설명해 주는 것이 아이와의 관계 형성에 있어서 좋습니다. 왜냐하면 부모가 아니라 세상의 어느 누구도 세상의 모든 지식을 다 아는 사람은 없을 뿐만 아니라 아이의 수준에 맞게 모든 것을 설명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이 입장에서는 궁금증을 당장 해소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부모가 나에게 성실히 답해주는 것만으로도 의지할 수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상대라고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아이의 질문에 대답을 못한다고 부끄럽게 생각하지 말고 솔직하게 아이에게 “아빠가 잘 몰라서 지금은 대답을 못해줘서 미안해.”라고 하는 것이 오히려 아이와의 관계 형성에 더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아무리 설명을 해주어도 아이가 못 알아듣는 경우는 “지금은 이해를 잘 못해도 괜찮아. 네가 좀 더 경험을 하거나 OO분야를 안다면 충분히 알게 될 것이니 너무 조급해하거나 답답해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등의 말로 지금 아이가 못 알아 듣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이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이 지나거나 특정 분야의 추가적인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상황이 되면 부모가 아이의 질문에 아는 경우든 모르는 경우든 아이와 같이 아이가 물어보는 것을 인터넷이나 가까운 서점, 도서관, 박물관 등에 가서 직접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가끔 아이와 대화를 할 때 아이가 “왜?”라고 짧게 다시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통 아이가 잘 이해가 안될 때나 정말로 궁금할 때 또는 답변에 대해 인정하고 싶지 않을 때, 그도 아닌 단순히 장난끼가 발동할 때 “왜?”라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아이와의 관계나 대화 분위기에 따라 적절히 대응하면 되는데, 안 좋을 때는 아이와 감정 싸움으로까지 가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아이가 ‘왜’라고 계속 물어 본다면 아이에게 “정확히 뭐가 궁금하고 이해가 안 되는지 다시 물어볼래?”라고 질문을 해서 불필요한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질 일을 사전에 차단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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