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상에서 가장 빨리 달리는 동물, 바로 치타입니다. 정지상태에서 100km/h의 속도를 내는데 보통 3초 정도 밖에 안 걸리고 최고 속도는 135km/h 정도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속도는 보통 200~300m의 거리만 유지할 수 있다고 하니 대략 10초 정도만 빠르게 달릴 수 있는 것입니다.
치타가 이렇게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이유는 다른 동물들과 다른 신체 조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치타는 머리가 작고, 가슴이 납작하여 달릴 때 공기의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고, 다리와 등뼈가 유연합니다. 그리고 발톱은 다른 고양잇과와 달리 밖으로 노출이 되어 있어 마치 스파이크처럼 미끄럼을 방지해주기 때문에 땅을 디딜 때 더 강하게 해 줍니다.
하지만 이렇게 빠르게 달리는 것만으로 치타가 사냥의 성공률을 높이는 것은 아닙니다. 치타가 사냥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몸무게의 45%를 차지하는 근육에서 나오는 가속과 감속 능력 그리고 순간 방향 전환 시 발톱과 함께 무게 중심을 잃지 않도록 긴 꼬리를 활용하는 능력 때문입니다. 그리고 치타의 눈 밑에 있는 검은 눈물 자국은 햇빛으로부터 눈부심을 방지해 강한 햇빛이 내리쬐는 한낮에도 사냥을 할 수 있게 해줍니다.
사냥을 성공으로 이끈 건 치타 몸무게의 45%를 차지하는 근육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가속·감속 능력이었다. 가속 때 치타의 근력은 kg당 120W(와트)에 달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주용 개로 알려진 그레이하운드(60W)나 경주마(30W)보다 훨씬 더 큰 힘이다. 이 근력을 이용해 치타는 한 걸음에 시속 10km를 늘렸고 반대로 시속 14km를 줄이기도 했다.
<출처: 동아사이언스 http://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1092>
이런 능력들로 치타는 다른 동물들에 비해서 사냥 성공률이 매우 높습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듯 사냥 성공률을 높여주는 이런 신체 조건들은 오히려 치타에게 단점으로도 작용하기도 합니다.
빨리 달리는데 적합한 작은 얼굴은 턱이나 이빨의 크기를 작고 약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사냥에 성공한 동물을 한 번에 죽이지 못하고 오랫동안 죽을 때까지 물고 있어야 합니다. 또 표범처럼 발톱이 날카롭지 않기 때문에 나무를 못 타 나무 위에서 잡은 먹잇감을 먹지도 못합니다. 그러다 보니 사자나 표범과 같은 다른 포식자들에게 사냥감을 빼앗기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자연에서 동·식물들은 다 각자 살아가는 방식이 다른 것입니다.
그런데 치타는 왜 이렇게 진화를 한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육식동물로 살아가기에 턱없이 불리한 신체적 조건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살펴본 빠른 달리기에 최적합한 신체 구조는 사실 치타가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역이용한 것입니다. 즉 치타는 육식동물로 살아가기에 불리한 신체적 조건들을 인정한 후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달리기를 위해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집중한 결과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은 하버드 대학교 졸업 연설에서 “실패를 통해서 자신의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했다.(Failure meant a stripping away of the inessential.)”고 말했습니다. 즉 실패를 통해서 자신에게 불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고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제거하면서 성공을 했다는 것입니다. 아마 치타도 많은 실패를 통해서 자신에게 거추장스러운 부분을 과감히 버리고 다른 동물들과 비교해서 경쟁력이 있는 부분을 더욱 갈고 닦은 결과 오늘날 지구 상에서 가장 빨리 달릴 수 있는 동물이 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우리도 이런 치타의 생존전략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치타는 1급 멸종 위기 동물이라고 합니다. 인간의 무분별한 영역 확장은 넓은 서식지가 필요한 치타에게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공룡의 멸종을 통해 배워야 할 점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자연과 공생하는 것이 결국 인류가 오래 살 수 있는 것임을 다시 한번 언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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