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을 집행할 때 자세

지난 4월 30일 2020년도 2회 추가경정예산(긴급재난지원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게 되었습니다. 

 

국회, 출처: https://pixabay.com

 

 

긴급재난지원금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된 지원대상 및 수준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원범위) 전 국민 대상 2,171만 가구(동일생계 기준*)

  * “부양자-피부양자”를 경제공동체로 보는 건강보험료상 가구 기준 적용 

(지원수준) 4인이상 가구 기준 100만원(가구원수별 차등 40~100만원)

구분	1인	2인	3인	4인 이상
지원수준	400,000	600,000	800,000	1,000,000

 

그럼 왜 가구를 대상으로 가구별 차등으로 지급을 했을까요? 그리고 또 왜 소득과 상관없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을 했을까요? 물론 국회 심의과정에서 고소득자에게 지원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서 설왕설래가 있었으나 결국은 지원범위를 소득하위 70%에서 전 국민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이는 2018년도에 만 0~5세에게 월 10만원씩 지급하는 아동수당 대상에서 재산·소득 상위 10%를 거르기 위해 1,626억원의 행정비용을 지출한 것이 반면교사로 작용한 것도 있었겠지만 그보다는 국민 생활의 안정과 위축된 경제 회복을 조속히 하기 위한 것이 더 큰 이유였습니다. 그래서 형평성이 조금은 안 맞더라도 과감하게 전 국민에게 지급한 것입니다.

 

여유 있는 사람들은 지금 지원을 받던 아니면 안 받던 상관이 없지만 당장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지원의 골든 타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어떤 정책을 수립해서 집행을 할 때는 그 목적을 명확히 수립하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조금은 무리하게 과감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어차피 어떤 정책을 수립해서 집행을 할 때 모든 사람들을 만족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의를 위해서는 소의를 과감히 포기하는 것도 필요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대의를 위한 명확한 목적과 메시지가 분명하고 타당해야 다른 나머지 구성원들이 동의를 하고 희생을 감수할 수 있는 것입니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 출처: 나무위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라이언 가문의 4형제가 모두 미군으로 참전했는데, 그중 막내를 제외한 세 명이 태평양 전선과 노르망디 상륙작전 중, 오마하와 유타 해변, 뉴기니에서 각각 전사하고 만다. 그리하여 라이언 4형제의 어머니는 세 아들이 전사했다는 비보를 동시에 전해 듣게 된다. 

조지 C. 마셜 미 육군 참모총장은 이 사실을 듣고 마지막 남은 막내아들이라도 살려서 집에 보내자 판단하고, 그리하여 미 전쟁부는 육군 레인저 부대의 밀러 대위를 지휘관으로 한, 총 8명의 라이언 일병 구출팀을 파견한다.

<출처: 나무위키 라이언 일병 구하기>

 

 

1998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보면 1명을 구하기 위해서 8명을 가장 치열한 전장에 파견합니다. 그것도 장군도 아닌 일계 일병을 말이죠. 그럼 왜 참모총장은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국가는 한 명의 국민을 구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희생도 감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명분에 구출팀은 기꺼이 따른 것입니다. 그것이 군인의 명분이니까요. 그리고 그것을 바라본 많은 장병들은 ‘만약 내가 포로로 잡히거나 낙오가 되어도 나라에서 반드시 나를 구출해 줄 거야’라는 믿음이 생겨 더 열심히 전투에 참여할 것입니다.

 

스페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출처: https://pixabay.com

 

이처럼 정책을 수립해서 집행하는 입장에서는 의견수렴도 중요하고 실행하는 추진력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정책을 수립해서 집행하는 과정을 보고 따르는 사람들이 느끼는 대의명분과 일관성이 더 중요한 것입니다.

 

너무 기준과 공정한 방법만 추구하다 시기를 놓쳐 아무것도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방향성이 맞다면 일단 추진하는 것입니다. 세부 지침이나 각론은 진행하면서 수정 보완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