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의 자세

자살을 대하는 자세

by 까삼스 이삐 2020. 7. 11.
728x90
반응형

박원순 서울시장의 자살 소식을 들었습니다. 유명인들의 자살 소식은 잊을만하면 듣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살은 비단 유명인들에게만 일어나는 일은 아닙니다. 

 

자살, 출처: https://pixabay.com

 

 

2019년 9월에 발표한 2018년 사망원인별 사망률 추이를 보면 우리나라의 사망원인 중 자살은 5번째를 기록할 만큼 높습니다. 참고로 2018년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는 13,670명으로 전년 대비 1,207(9.7%) 증가하였고, 1일 평균 자살 사망자 수는 37.5명입니다. 그리고 OECD 자살 통계를 보면 OECD 회원국 중에서 우리나라가 1위입니다. (인구 10만 명당 OECD 평균은 11.2, 한국은 ‘17 23, ‘18 26.6)

 

출처: 통계청 보도자료(2018년 사망원인통계)

 

중앙자살예방센터 사이트에 게시된 2018년 자살원인(동기)별 자살현황을 보면 정신과적문제가 31.6%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경제생활문제(25.7%), 육체적질병문제(18.4%) 순이었습니다.

 

2018년 자살원인(동기)별 자살현황, 출처: 중앙자살예방센터

 

 

예전에 저는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면 어떤 기분이 들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동차로 벽을 세게 부딪치면 어떤 기분이 들까?’라는 생각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할 때 특별히 우울증이 있다거나 삶이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단지 그런 기분이 궁금했을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한 번도 시도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이유는 아플 것 같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높은 곳에서 뛰어내릴 때나 자동차로 벽을 부딪치기 직전의 그 짧은 순간이 지나면 바닥에 부딪치거나 벽에 부딪칠 때 아플 것 같았습니다. 번지점프를 하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심지어 저는 고소공포증도 있습니다. 그런데 왜 그런 생각을 했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혹시 저처럼 이런 충동을 느껴 자살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유시민 작가는 자살은 단순한 충동의 표출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자살은 단순한 충동의 표출이 아니다. 누구도 가벼운 마음으로 자살하지 않는다. 겉보기에는 마치 한 순간의 분노나 충동을 억제하지 못해 목숨을 끊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죽음이 직접 동반하는 것보다 더 혹심한 몸과 마음의 고통을 겪은 끝에 자살을 감행한다. 학업 성적, 경제적 궁핍, 질병의 고통, 가족 간의 불화, 명예 실추, 타인의 비난, 풀 길 없는 억울함…. 그 동기가 무엇이든 다르지 않다. 그런 것들이 자존감을 회복할 수 없는 양상으로 파괴할 때, 인간적 존엄성을 회복할 수단이 남아 있지 않다고 느낄 때 자살은 탈출구가 된다.

 

원칙적으로 볼 때, 죽기 위해서 국가나 사회의 허락을 받을 이유는 없다. 사는 것도 죽는 것도 본질적으로 나의 자유이며 권리이다. 국가는 나를 죽일 권한이 없으며 살라고 명령할 권한도 없다. 타인에게 부당한 피해를 주지 않는 한, 삶에 대해서든 죽음에 대해서든 국가나 사회가 나의 의사 결정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 자기 방식대로 살고, 자기 방식대로 죽는 것은 만인에게 주어진 자연법적 권리이다. 실제로도 많은 사람들이 법원의 허락을 구하지 않고 스스로 선택한 방식으로 죽는다.

<유시민의 어떻게 살 것인가 중에서…>

 

 

 

사람마다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은 다 다를 것입니다. 저는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본인이 가지고 소유하고 있던 것들을 더 이상 소유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상실감 일 수도 있겠지만, 한번도 가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큰 이유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죽음을 스스로 선택한 사람들은 이런 미지의 세계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 것입니다. 유시민 작가가 얘기한 탈출구처럼 말입니다. 그래도 어떠한 이유로 자살을 선택하고 성공한 사람들은 굉장한 이기주의자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이별을 준비할 시간조차 빼앗아 갔으니 말이죠. 그래서 저는 자살한 사람들을 싫어합니다.

 

그러니 혹시라도 지금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한 번 더 시간과 기회를 줬으면 합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미운 정이든 고운 정이든 정이 든 주변 사람들에게 마지막 배려 차원에서 말이죠. 그리고 원칙적으로 죽기 위해서 국가나 사회의 허락을 받을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살아갈 이유를 찾아서 조금 더 살기를 바랍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소소하지만 그리고 그동안 미처 몰랐던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같이 읽으면 좋은 :

2020/07/14 - [우리의 자세] -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자세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자세

우리는 스트레스를 만병의 근원이라 합니다. 우리가 아파서 병원에 갔을 때 특별한 증상이나 원인을 모를 때 “스트레스성~”이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도 어깨 결림이��

kka3seb.tistory.com

2020/06/18 - [우리의 자세] - 장애물에 대처하는 자세

 

장애물에 대처하는 자세

코로나19라는 장애물이 작년 말에 나타나 단순히 우리 생활에 불편을 주는 것 이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저도 10년 넘게 잘 다니던 회사에서 사직을 권고받고 현재 반 강제

kka3seb.tistory.com

2020/12/31 - [우리의 자세] - 자살을 대하는 자세 (2019년 자료 반영)

 

자살을 대하는 자세 (2019년 자료 반영)

이 글은 지난 7월에 작성한 ‘자살을 대하는 자세’의 글의 내용 중 2019년 데이터를 반영한 글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자살 소식을 들었습니다. 유명인들의 자살 소식은 잊을만하면 듣는

kka3seb.tistory.com

728x90
반응형

'우리의 자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을 대하는 자세  (0) 2020.07.13
층간 소음을 대하는 자세  (0) 2020.07.12
운전에 대한 자세  (0) 2020.07.09
사교육에 대한 자세  (0) 2020.07.08
가족 계획에 대한 자세  (0) 2020.07.0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