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지난 11월 18일 오후 전 세계 앱 개발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앱스토어 중소 개발사 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2021년 1월 1일부터 애플 앱스토어에서 활동하는 영세 개발자·중소 개발사들은 유료 앱이나 앱 내 디지털 재화 판매(인앱결제)시 앱스토어에 내던 거래 수수료를 현재 30%에서 15%로 15%인하하기로 한 것입니다.
신규 프로그램을 통해 연간 수익금 100만 달러 이하의 중소 규모 개발사는 App Store 수수료가 15%로 인하된다. 자세한 세부 정보는 12월 초 공개될 예정인 가운데, 이번 프로그램 참여 요건의 핵심적인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출처: 애플 newsroom)
- 기존 개발자 및 App Store에 신규 진입한 개발자 중 모든 앱의 2020년 수익금이 100만 달러 이하인 경우 이번 프로그램과 인하된 수수료의 대상 자격을 얻을 수 있다.
- 이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개발자가 100만 달러 수익금 기준을 초과할 경우, 일년의 남은 기간 동안에는 기본 수수료율이 적용된다.
- 개발자의 수익금이 향후 어느 해에 100만 달러 이하로 떨어질 경우, 그 다음 해에 15% 수수료의 대상 자격을 얻어 재신청할 수 있다.
애플은 2008년 앱스토어를 출시할 때부터 '인앱결제 필수' 정책과 '30% 수수료' 원칙을 고수해왔습니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 당시 CEO는 "개발자 카드 수수료나 앱 호스팅 비용, 그런 거 따로 받지 않겠다"며 "대신 우리는 앱스토어를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으로 수수료 30%를 떼는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앱마켓 후발주자인 구글은 일부 게임 앱에만 인앱결제 필수·30% 수수료 원칙을 적용해 중소 개발사를 안드로이드 앱마켓으로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2021년부터 인앱결제 수수료 30% 의무화를 선언해 논란을 일으키며 국회에서 구글 '인앱결제방지법’을 추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아마 이번 애플의 결정은 구글에 쏟아지는 비난과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애플의 결정 역시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적용 대상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개발사가 수수료 인하 효과를 보는 건 맞다. 다만, 애플이 포기한 수수료 감소분 자체는 미미하다. 앱 분석 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앱스토어에 출시된 앱의 98%가 매출 100만 달러 이하다. 180만개 앱 중 매출 100만달러 이상은 2%, 3600여 개 뿐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2%가 애플 앱스토어 전체 매출의 95%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내년 이후에도 애플에 30% 수수료를 그대로 내는 만큼, 애플이 이번 반값 수수료 정책으로 입을 손해가 크지 않다는 의미다.
지난해 처음으로 공개된 애플의 앱스토어 매출을 근거로 계산해 보면 애플의 이번 결정이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라는 게 재확인된다. 앱스토어 디지털 제품·서비스 매출 610억 달러(67조 5000억원) 중 개발사 몫을 제외한 애플의 수수료 수입은 183억 달러(20조 3800억원)다. 이중 연 수익 100만 달러 미만 업체의 매출은 5%인 9억 1500만 달러(1조 200억원). 반값 수수료를 적용할 경우 애플 매출 감소분은 4억 5750만 달러(약 5080억원)다. 20조원 이상의 수수료 수입 중 약 2.5%쯤을 앱 개발사에 돌려주는 셈이다.
<중앙일보 애플 '반값수수료' 따져보니…연매출 2.5% 내놓고 생색? "교묘한 분열책" 비판 중에서…>
따라서 이번 애플을 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소비자나 개발사에게 돌아갈 혜택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전반적인 의견입니다. 결국 이번 애플의 수수료 인하 정책은 미미한 수수료를 포기한 대신 구글로 인해 불거진 논란에서 벗어나려는 꼼수로 비난을 받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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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07 - [IT 이야기] - 구글 인앱결제 수수료 30% 의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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