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지구 상에는 매우 많은 나라가 생겼다가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그에 따라 새로운 언어가 만들어지기도 하고 또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오랜 인류 역사를 통해 현재는 약 200여개의 국가에서 7,000개가 넘는 언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출처 Ethnologue)
우리나라를 포함해 대부분의 국가에서 자신들의 언어 이외에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기호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수학에서 주로 사용하는 아라비아 숫자입니다.
그럼 왜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아라비아 숫자를 사용하는 것일까요? 숫자를 표현하는 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한글에도 분명 하나, 둘, 셋, 넷... 또는 일, 이, 삼, 사... 같이 숫자를 나타내는 말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아라비아 숫자를 사용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아라비아 숫자는 단지 10개의 기호만으로 세상의 모든 숫자를 표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언어는 매우 많은 기호(문자)를 사용하고도 세상의 모든 숫자를 다 표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숫자를 표현할 때는 아라비아 숫자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럼 왜 아라비아 숫자를 제외한 다른 나라의 언어에서는 왜 세상의 모든 숫자를 표현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0’이라는 자릿수를 표현하는 기호가 없기 때문입니다. 즉 한글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언어임에는 틀림없으나 숫자의 자릿수를 나타내는 기호나 단어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숫자를 읽고 쓸 때 사용할 십, 백, 천, 만, 억, 조, 경, 해, 자... 등 자릿수에 맞는 단어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이는 영어나 중국어 등 대부분의 언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아라비아 숫자는 ‘0’이라는 자릿수를 표현하는 기호 덕분에 세상의 모든 숫자를 표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설령 읽지는 못하지만 표현은 가능합니다. 참고로 위키백과에 따르면 한글과 한자로 표현할 수 있는 최대 큰 수는 무량대수(無量大數)로 숫자로는 10의 68제곱 또는 10의 88제곱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한글과 한자로는 무량대수보다 큰 10의 69 제곱 또는 10의 89 제곱을 읽기 위해서는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렇게 아라비아 숫자는 기호 10개로 모든 숫자를 표현할 수 있었던 것은 패턴 분석을 통한 ‘0’의 발명으로 패턴을 일반화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언어에서도 분명 패턴 분석을 통해 일, 이, 삼, 사... 등 언어를 재사용 하지만 아라비아 숫자처럼 일반화하지 못해 자릿수가 늘어날 때마다 새로운 단어와 기호를 만들어야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자릿수가 명확해 진법에 따른 사칙연산을 수식으로 표현하기 쉽고 매우 큰 수도 진법에 따라 간단하게 표현하기 쉬워 수학이나 과학의 언어로 전 세계에서 공용어로 사용할 뿐만 아니라 국제단위계에서도 사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큰 수를 진법에 따라 간단하게 표현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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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아라비아 숫자가 없었다면 수학이나 과학이 지금처럼 발전하기 어려웠을 만큼 아라비아 숫자는 인류 발전에 매우 큰 기여를 했습니다. 이처럼 패턴을 파악해서 일반화하는 것은 알고 보면 매우 당연하고 쉬운 것처럼 보이지만 매우 어렵고 중요한 일입니다.
157 곱하기 339는 아라비아 숫자를 쓰면 쉽게 계산할 수 있다. 그러나 로마 숫자를 써서 해보면 CLVII 곱하기 CCCXXXIX가 된다. 이건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확실한 것은 아리비아식 표기법에서처럼 각 수의 숫자를 다른 수의 숫자로 곱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처럼 우리가 경험한 세계를 표현하고, 경계 짓고, 정의하기 위해 더 많은 패턴을 발명해낼수록 우리는 더 많은 실제 지식을 소유하게 될 것이고 우리의 이해는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와 미셸 루트번스타인의 생각의 탄생 중에서...>
참고로, 아라비아 숫자는 사실 아라비아인이 만든 것이 아니라 인도 사람이 만들었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도서관에 따르면 지금부터 약 1,400여 년 전 인도에서 1에서 9까지의 9개 숫자 이외에 0이라는 새로운 숫자를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그 당시 아라비아인들은 중국이나 인도, 유럽을 돌아다니며 무역을 했는데 인도로부터 이 편리한 숫자를 배워 유럽에 전파를 해서 아라비아 숫자라고 인식된 것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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