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겨울과 달리 올해 겨울은 겨울인 것을 실감할 정도로 춥습니다. 지난번 강추위로 한강이 2년만에 결빙이 되었으니까요. 오늘도 영하 10도를 웃돌만큼 많이 떨어졌습니다. 더욱이 바람도 강하게 불어 매우 추운 날씨입니다.
이런 추운 날씨에 사람들은 든든한 옷차림으로 머리에서 발끝까지 보온에 신경 씁니다. 방한용 모자, 귀마개, 장갑 그리고 핫팩까지. 하지만 다른 부위와 달리 얼굴은 상대적으로 노출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요즘은 코로나로 마스크를 착용해 얼굴 전체가 매서운 찬바람에 직접 노출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상대적으로 얼굴이 다른 신체 부위보다 추위에 많이 노출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다 보니 얼굴은 다른 신체 부위보다 더 단단하고 추위에도 강합니다. 태어났을 때는 분명 얼굴도 겨드랑이 속살처럼 부드럽고 연약했을 텐데 말입니다. 이런 이유로 17세기 영국의 철학자이자 정치사상가인 존 로크는 그의 책 ‘교육론’에서 아이를 너무 따뜻하게 키우지 말라고 했습니다.
아이의 체질을 허약하게 하고 몸을 상하게 하는 가장 주요한 원인은 응석받이로 혹은 과잉보호하여 키웠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첫째로 주의할 점은, 겨울이든 여름이든 아이를 너무 따뜻하게 입히거나 감싸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의 얼굴은 태어날 때 다른 신체 부위와 마찬가지로 연약했으나 드러내놓고 지내는 데에 익숙해진 결과 다른 부위보다 더 단단하고 추위에도 잘 견딜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명심해야 할 것은, 아이의 머리가 따뜻해지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는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머리는 머리카락이 잘 덮여 있으며 1~2년이 지나 머리카락들이 무성해진 다음에는 낮에 모자를 쓰지 않고 돌아다녀도 괜찮다. 밤 에도 가능하면 머리에 아무것도 쓰지 않고 자는 것이 가장 좋다. 머리를 따뜻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아이를 두통, 감기, 기침, 기타 여러 질병들에 노출시키는 첩경이다.
아이의 발을 매일 차가운 물에 씻기고, 물가에 가면 물이 새어 들어올 정도로 얇은 신발을 신기라고 권하고 싶다.
찬 물에 익숙해진 신체부위가 튼튼해지고, 흔히 발생하는 우연한 사고로 아이의 발이 차가운 물에 젖더라도 아무런 해를 입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매일 차가운 물에 발을 씻는 것은 발바닥의 티눈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처음에는 봄에 미지근한 물로 시작하여 매번 온도를 낮추어 며칠 후에는 완전히 찬 물을 사용하고, 그 후에는 여름과 겨울까지 꾸준히 계속하도록 하라.
<출처: 존 로크 지음, 박혜원 옮김, <<JOHN LOCKE 교육론>>, 비봉출판사>
우리나라 속담에도 ‘귀한 자식일수록 엄하게 키워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또한 ‘귀한 자식일수록 거친 음식을 줘라’, ‘귀한 자식일수록 차게 길러라’라는 말도 있습니다. 모두 다 아이들을 너무 온실 속 화초처럼 키우면 안 된다는 말입니다.
좋은 것만 먹이고 싶고,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오히려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약한 아이들로 키우는 방법입니다. 보기에 안쓰럽고 추워 보여도 스스로 이겨 낼 수 있도록 기회를 줬야 합니다. 남들에게 손가락질을 받더라도 말입니다. 그렇다고 오늘 같은 날씨에 맨 몸으로 밖을 돌아다니게 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단지 이런 날씨에 밖에 나가서 놀겠다고 하는 아이를 못 나가게 말리지 말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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