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산업을 이끄는 기술의 주체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과거에는 하드웨어만으로도 제품 간 차별 요소가 있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는데 반해 하드웨어의 발달로 이제는 더 이상 하드웨어만으로는 경쟁력을 가지기 힘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인간의 인지 능력 한계나 활용 능력 한계로 현재의 하드웨어 발전 기술만으로는 더이상 차별 요소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하나의 큰 원인입니다. 인간의 인지능력 한계란 인간은 자신의 감각 기관을 통해서 정보를 인식할 수 있는 범위가 시력은 가시광선으로 청력은 가청주파수로 정해져 있어 그 범위를 벗어난 정보들은 인식하지 못해 정보들 간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컴퓨터의 계산 속도와 스마트 폰의 해상도를 기술적으로 아무리 높일 수 있다 하더라도 인간이 인식할 수 있는 한계 때문에 계산 속도나 해상도의 차이만으로 컴퓨터와 스마트 폰의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활용 능력 한계란 기기(하드웨어)를 사용하는 사용자가 현재 출시된 최고 사양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기기를 사용하는데 있어서 전혀 불편함을 못 느끼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인지능력 한계 뿐만 아니라 현재 유통하고 소비하는 콘텐츠의 내용과 환경의 변화가 가장 큰 원인입니다.
즉 인터넷을 통한 서비스 확대로 과거에는 P2P[1]프로그램을 통해 불법적으로 다운로드한 동영상이나 음악 파일을 자신의 하드웨어에 저장하느라 많은 저장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유튜브, 넷플릭스, 멜론, 아이튠즈 같은 실시간 스트림 서비스를 통해 굳이 동영상이나 음악 파일을 내 하드웨어에 저장할 필요 없이 언제든지 조회를 통해서 원하는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지적재산권에 대한 인식의 변화도 이러한 변화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 컨텐츠 뿐만 아니라 구글 드라이브이나 네이버 클라우드 등 각종 클라우드를 통한 개인의 사진이나 자료 등을 백업하고 가까운 사람끼리 그룹 공유가 가능한 것도 하드웨어의 저장 공간이 과거에 비해 중요한 선택 요소가 되지 않은 원인입니다. 그리고 정부를 비롯한 각종 지방자치단체에서 제공하거나 버스, 지하철 등에서 무료 와이파이(wifi)를 제공함으로써 데이터 사용에 따른 부담 역시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관련 서비스들이 더욱 확대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이라도 당장 빠른 계산 능력과 같은 고사양의 하드웨어가 필요한 콘텐츠가 상용화되면 하드웨어의 사양만으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출시된 일부 스마트폰에 3D 카메라나 VR, AR 같은 고사양의 계산 능력을 요하는 기능들이 탑재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얼리 어답터(early adaptor) 이외에는 수요가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3D 카메라나 VR, AR 등 하드웨어의 고사양을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의 발달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합니다. 즉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서로 경쟁 관계가 아닌 공생 관계로 서로의 발전에 긍정적인 자극을 주는 동반자인 것입니다. 추가적으로 최근에 고가의 폴더블 폰이 출시되어 시장에 관심을 받고 있으나 이 또한 아직은 초기 단계이며 대중화가 되려면 역시 추가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이 필요합니다.
이유가 어찌되었건 현재 많은 기업들은 그동안 등한시했던 소프트웨어를 하드웨어와 결합하여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려 합니다. 그로 인해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이나 M2M(Machine to Machine: 기기간의 통신)같은 사물들 간의 통신뿐만 아니라 이기종 간의 융합이 가능한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바탕에는 하드웨어의 발전이 있었기에 그동안 이론적으로만 가능하고 존재했던 가상의 소프트웨어의 이론들이 하드웨어의 발전과 결합으로 점차 현실화되면서 소프트웨어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 것입니다. 그리고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주장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소프트웨어의 경쟁력이 개인은 물론 국가의 경쟁력이 되었으며, 이러한 소프트웨어의 중심에는 인공 지능이 있는 것입니다.
[1]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P2P(Peer to Peer network)는 비교적 소수의 서버에 집중하기보다는 망구성에 참여하는 기계들의 계산과 대역폭 성능에 의존하여 구성되는 통신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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