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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이야기

KBO리그에서 외국인 선발 투수

by 까삼스 이삐 2020.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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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트윈스 외국인 투수 타일러 윌슨은 지난 10 4일 수원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3회 투구를 하다 갑자기 마운드를 내려갔습니다. 5대1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2사후 조용호와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연속 안타를 내준 뒤 통역과 트레이너를 마운드로 부르더니 피칭 중단 의사를 밝힌 것입니다.

 

출처: https://www.lgtwins.com/

 

LG 구단은 "윌슨은 병원 검진 결과 오른쪽 팔꿈치 염증 증상으로 1∼2주 정도 주사 치료를 받기로 했다"며 "치료 후 경과를 살펴보고 복귀 일정을 정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월슨은 2018년부터 LG에서 뛰고 있는 선수로 2018년에는 승운이 없어 9승에 그쳤지만 2019년에는 14승을 거둘 만큼 실력이 뛰어난 투수입니다. 그래서 올해 110만 달러의 연봉으로 KBO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연봉을 받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구속이 예년만큼 나오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코로나19에 의한 2주 자가 격리의 여파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시즌 내내 구속이 나오지 않다 급기야 오른쪽 팔꿈치 염증이라는 부상을 당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윌슨만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KBO리그 첫 해 괴력을 발휘했다가도 시간이 흐르면 이런저런 통증에 시달리다가 구위 저하를 겪고 어쩔 수 없이 이별한다. 

 

많이 이들이 그랬다. 2017 KIA 우승 주역이었던 헥터 노에시는 3년차인 2018년 뚜렷한 하향곡선을 그리며 한국 무대를 떠났다. 2017년 중반 한국땅을 밟고 키움 에이스로 우뚝 솟은 제이크 브리검은 3년차였던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잦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후반기 최고 외인 투수 중 한 명이었던 한화 채드 벨도 올해는 부상과 구위 저하로 3주가 넘게 전력에서 이탈하고 말았다. 벨과 원투펀치로 이뤘고 지난해 192.1이닝을 소화한 워윅 서폴드도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

<스포츠서울 윌슨의 구속 하락과 팔꿈치 통증, 결코 만만치 않은 'KBO 외인 선발투수' 중에서...>

 

 

그럼 왜 이러한 현상들이 반복되는 것일까요? KBO리그에서 뛰었거나 현재 뛰고 있는 외국인 투수들 대부분은 과거 풀타임으로 뛴 경험이 별로 없습니다. 그러다 KBO리그에서 풀타임으로 뛰면서 무리를 하게 되어 한 두 군데씩 고장이 나는 것입니다. 

 

출처: https://pixabay.com

 

어쩌면 피할 수 없는 과부하일지도 모른다. 헥터와 브리검, 채드벨, 서폴드, 그리고 윌슨까지 외인 투수 대다수는 선발투수로 한 시즌을 완주한 경험이 많지 않다. 빅리그에서는 주로 선발과 불펜을 오갔고 마이너리그에 내려가야 꾸준히 로테이션을 돈다. 그런데 최근 마이너리그 전문 선발투수는 사실상 멸종 상태다. 현재 키움 투수코치인 브랜든 나이트가 현역으로 뛸 당시에는 트리플A에서 터줏대감과 같은 선발투수가 있었다. 트리플A 한 구단에서만 5, 6년 선발투수로 뛰다가 30대 초중반에 은퇴하는, 마이너리거가 직업인 투수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 세계 야구선수 중 그 누구도 30대까지 마이너리그에서 뛰기를 원하지 않는다. 빅리거가 안 되면 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가장 좋은 계약을 찾아 나선다. 현재 한국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 모두가 그렇다. 재계약을 1순위 목표로 삼으면서 최대한 길게 한국에서 야구하기를 바란다. 간혹 메릴 켈리나 조쉬 린드블럼처럼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을 맺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극소수다. 일단 켈리와 린드블럼처럼 KBO리그에서 4, 5년가량 꾸준히 활약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KBO리그 외국인 투수들은 개막 시리즈에 대비해 캠프에서 가장 먼저 페이스를 올린다.  2회 등판도 많고 비상시국에는 요일에 관계없이4일만 쉬고 마운드에 오른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처음으로 한 해 170, 180이닝을 넘긴다. 연차가 쌓이면서 개인 통산 이닝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결국에는 한계와 마주한다.  

 

물론 고생한 대가는 확실하다. 마이너리그에서는 꿈도 꾸지 못할 보상을 받는다. 빅리그 루키 연봉에 2배 달하는 금액을 손에 넣는다. 그러나 이미 드러난 것처럼 롱런 혹은 ‘스테디 셀러’ 보다는 한 두 시즌 반짝하는 원히트 원더가 대다수다. KBO리그에서 선발투수로 꾸준히 활약하는 것은 외인 투수들에게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스포츠서울 윌슨의 구속 하락과 팔꿈치 통증, 결코 만만치 않은 'KBO 외인 선발투수' 중에서...>

 

 

KBO가 발표한 2020 KBO 소속 선수 등록 및 연봉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0 KBO리그에 등록된 선수 중 신인 선수와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평균 연봉은 1억 4,448만 원입니다. 그리고 외국인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614,300달러입니다. 1달러를 1,200원으로 계산했을 때 7억 3,716만 원으로 외국인 선수들은 국내 선수들보다 5.1배 정도 많은 연봉을 받는 것입니다.

 

KBO리그에서 연봉 7억 원이 넘는 선수는 18명밖에 안됩니다. 팀당 2명 정도라는 소리입니다. 그만큼 외국인 선수들에게 거는 기대가 큰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외국인 선수들이 꾸준히 활약한 팀들은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구단 입장에서 투자한 만큼 뽑고 싶은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래서 비싸고 잘하는 외국인 투수들을 한 번이라도 더 쓰려고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좀 더 관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그래야 끝까지 제대로 된 결과를 볼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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